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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에베레스트

글쓴이
최육열[choiyy]
등록일
2016.12.17
조회
1026



  산악인 엄홍길 대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2007년 세계 최초 히말리야 8000미터 16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기억한다. 그러나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열여덟 번째의 실패다. 서른여덟 번 8000미터 봉우리를 오르는 동안, 수 없이 좌절하고 실패했다. 열 명의 동료들도 잃었다. 하지만 그런 실패 때문에 오히려 목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으며 새로운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었었다고 말한다. 


  한 해를 접는 날 수가 계속 줄어가고 있다. 이맘 때 쯤이면 어떤 사람은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던가 하는 자괴감(?)에 빠져 절망에 싸여 고통 받는다. 나도 수많은 해를 넘길 때마다 그렇게 고통 받곤 했었다. 아직도 정복한 산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산 밑에서 사람들은 좌절한다. 우리들의 인생의 에베레스트를 향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베이스 캠프도 설치하지 못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8,000미터급 히말리야를 오르려면 최소 한달 보름에서 두 달 정도의 기간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4000미터 정도의 베이스 캠프까지 바로 헬기로 날아서 짐을 떨어뜨리고 거기서부터 올라가기 시작하면 더 수월하고 빠르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그것은 절대 안될 말이다. 왜냐하면 4000미터 이상부터는 산소가 희박하기 때문에 고산증이 오기 쉽기 때문이다. 웬만하게 적응하고 훈련된 사람도 자칫 고산증이 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조급한 마음에 중간부터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과장으로, 부장으로. 사업도 그 ‘한방’이 터져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다고. 어느 날 갑자기 원하는 만큼의 재산이 뚝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고. 어느 날 갑자기 교회성도수가 확 불어나 거기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우리는 어느 날 인생의 베이스캠프로 헬기를 타고 날아가 거기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산이나 인생은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것처럼 낮은 지대에서부터 서서히 오르면서 어느 지점부터는 고소적응훈련을 하며 머물기도 해야 한다. 


  1940년 초, 에베레스트 산 등정에 도전했던 에드먼드 힐러리는 실패의 고배를 이렇게 표현했다. 

“산아, 자만하지 마라. 너는 이미 성장을 멈추었지만 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나는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반드시 정상에 설 것이다.”

그리고 10년 후 그는 해발 8848미터인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첫발을 내딛은 산악인이 되었고 네팔의 가난에 허덕이는 산간마을 사람들을 위해 자기의 전 재산으로 재단을 만들고 병원과 학교를 짓는데 평생을 바쳤다. 


  사도바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이미 도달한 것처럼 말하지 아니하며 이미 완전한 것처럼 말하지도 아니하고 다만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나를 붙잡아 이루시고자 하신 그것을 붙잡으려고 뒤따라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내가 이미 붙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다만 이 한 가지 일을 행하나니 곧 뒤에 있는 그것들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그것들에 도달하려고 나아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의 높은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푯대를 향해 밀고 나아가노라”(빌3:12-14).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순 없다. 바울처럼 예수님께서 나를 붙잡아 이루시고자 하신 그것을 다시 붙잡으려고 뒤따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에베레스트를 주님과 함께 오르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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